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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계기

돌길이 2016. 12. 1. 10:36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한참을 달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몇 정거장 지나치지도 않은 것을 보고 역시나 시간은 상대적인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집으로 곧장 가는 평탄한 길을 두고 잠깐이지만 업힐과 다운힐이 공존하는 길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 길엔 배부른 길고양이가 있었고, 아직 쓸만해보이는, 간식으로 과일을 놓아 두고 안방에 들고 갈만한 크기의 탁자가 있었다. 애처롭게도 한 쪽 다리가 고장난 듯 보였고 아직 바래지 않은 색에 어울리지 않는 대형폐기물 스티커가 과일 접시가 놓여 있을 법한 자리에 붙여져 있었다. 고장난 상다리 하나, 넷 중에 하나인데 전체의 운명을 가르는 것이 안타까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과연 그 다리 하나의 문제였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그저 계기였을지도 모르니까. 실은 색이, 크기가, 용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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