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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미식

신당역 바오쯔

돌길이 2017. 1. 6. 13:14

어느 날의 카카오톡.

형 : 뮤지컬 보니?
나 : 많이는 아니고 4, 5 번 정도요.
ㅎ : 꽤 봤네.
ㄴ : 뮤지컬은 유명한 걸 봐야 재밌다던데요?
ㅎ : 몬테 크리스토 4연이면 유명한 건데...?
ㄴ : 아니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만...?
ㅎ : 집사람이 약속이 있어서 짝궁을 찾고 있단다 얘야.
ㄴ :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시지요.
ㅎ : 20시 시작이란다.
ㄴ : 밥먹고 들어가면 되겠군요.

후략.

  충무 아트 센터라길래 당일까지도 당연히 충무로역 부근인 줄 알았는데 신당역이라는 떡볶이 냄새나는 곳 이었다. 하지만 나는 바오쯔라는 만두 가게를 찾아냈고,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신당역에서 꽤 거리가 있다. 마복림할머니떡볶이 가게 건너편으로 질러 들어가 꽤 새마을 금고까지 가면 된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바오쯔는 기대이하였고, 자오쯔는 멀지만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나는 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포자, 교자, 소롱포, 쇼마이(사오마이) 다 좋다. 이렇게 모든 종류의 음식을 대분류적으로 좋아하는 음식도 드물다. 아 강력한 라이벌인 면이 있다. 아직까지 내 위가 가장 선호하는 음식물은 1위가 만두요 2위가 면이다. 이런 나에게 바오쯔에 대한 집착은 어릴 때부터 시작되었다. 왜관의 지란방과 태산만두에서부터다. 경기도에서 살아 오며 왜 경기도 사람들은 바오쯔, 그 때는 왕만두라고 불렀다, 왕만두는 없고 작은 교자만 먹는 것인지 의아했다. 그 때부터 나의 위의 최선호 식품에 대한 향수는 시작되었다.

  각설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부터 왕만두 찐빵을 파는 가게들이 등장했고, 나는 향수는 더욱 깊어만 갔다. 왜냐면 왕만두라고 바오쯔라고 내놓은 것이 속이 고기인 찐빵과 다를 바 없어서 였다. 그런 만두를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선호하는 만두피 타입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곳의 바오쯔도 역시 말랑하고 폭신한 찐빵같은 만두피로 바오쯔를 싸서 쪄서 내놓고 있었다. 이게 내타입이 아니라는 거지 속은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또 내가 좋아하는 만두를 서울에서 먹어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는 한 번 접게 되었지만 난 아마도 여기를 다시 찾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 교자, 자오쯔녀석이 너무 맛있다. 소롱포도 아닌 것이 적절한 육즙을 선사해주고 알차고 피도 내 타입에 꽤 이뻐보이기 까지 한다. 순한 맛 매운 맛 할 것없이 꽉 찬 돌직구 던지는 느낌이랄까. 종업원이 음식을 줄 때 "받아 봐"라고 말하면서 주면 멋있을 것 같다. 그럼 난 "와라"라고 할테다.

  만두는 중국 음식이다. 그리고 만두를 중국 음식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물론 만두의 기원, 기록상으로는 그렇지만 말이다. 하지만 케첩도 중국이 만든 것(기록상)이지만 누구도 중국 음식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미 우리 모두의 음식이에요. 서울에서는 주로 교자 등 편의점, 김밥천국에서도 친근하게 우리를 반겨주고 있고 연남동 등지에서는 줄서서 먹는 그런 가게들도 있는 데, 중화 교자 중에는 이 곳이 손꼽을 정도로 나에게 감동을 줬다고 적고 싶다. 그래. 사실 그게 다다. 

  여기 교자 맛있어요. 바오쯔는 취향을 탈 수도 있으니 주의. 아 그리고 만두 쌀국수도 있는데 이 국물도 우수하다. 다만, 면은 별 味가 없다. 그래도 시킬만은 해요. 누가 내게 신당역 근처에서 뭐 먹을까라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을 곳임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음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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