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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더클래식이라는 출판사

돌길이 2017. 2. 7. 11:28

[양아치 출판사 더클래식의 만행] 이라는 글을 우연히 접했다. 이런 비밀이 있었구나. 하며 읽어내려갔다. 
요약하자면, 재산권이 만료된 영문판을 끼워파는 것으로 도서정가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굴레 밖에서 할인을 많이 때려서 팔아먹었다. 그것으로 큰 돈을 벌어 업계에서 욕을 좀 먹고...? 여기에 팀 번역 논란이 덧붙은 것.

처음 더클래식을 접한 건, 평소 포켓북, 미니북 또는 핸드북 등으로 불리우는 그 것. 개인적으로는 Palm book이라고 부르고 싶다. 솔직히 신세계였지. 군대에서부터 경계근무 나설 때마다 활자를 가득 담은 이 작고 하얀 녀석이 내게 주었던 것은 비단 시간을 hastened 한 것만은 아니었으니까. 그 후로 책은 무겁지 않아야 하고 비단 넉넉한 코트 안주머니가 아니더라도, 청바지 뒷주머니에라도 든든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작은 기호가 생겼으며, 이 작은 녀석을 선호하게 된 것은 적어도 1년에 읽는 책의 수를 1.5배는 많아지게 하는 신비로운 일이었다. 그러니까 그래서 다시 돌아가서, 신논현역 교보문고에서 이녀석들을 잔뜩 모아놓은 곳에서 나는 뭐 고를 필요도 없이 이것저것 다 줏어담아 계산대로 미친듯이 목적이라곤 하나밖에 없다는 듯이 성큼성큼 걸어가 충동구매를 저질러버렸다. 그리고 만족....했다. 왜? 영문판과 한글판을 3천원이었던가 ? 하는 가격으로 한권씩 주는데 이게 누가 마다할 일이 될 수가 있나?(그 당시에는 그랬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을 언급할 필요도 없고, 도서에 관심이 있다 없다 등등을 말할 필요도 없이 나같은 껍데기들에게는 으레 그럴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이슈가 있는 줄을 누가 알았겠나. 업계의 상도덕을 깨트리고 파행과 세계 문학 독서라는 고고한 취미를 가지기 시작하신 분들에게 잘못된 콘텐츠 제공으로 흥미를 떨어뜨리게 만들어 업계 전체의 매출을 하락시키는 이 불한당같은 짓은 지금 있는 책을 모두 버려야하는가 라는 고민에 빠지게 만들기 충분했다면 좀 오바고, 좀 그렇긴 하다... 얘.

솔직히 번역이라는 것을 나는 역시나 창의적 작문의 한 영역으로 보고있는 나로서는 아래와 같은 발번역을 때려박고 비대칭적인 정보의 그늘에 서 있는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이익을 취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덤핑 할인 더클래식 출판사 <셜록 홈즈> 일부 번역 비교]

[더클래식 번역에 대한 웹상 반응]

만, 번역이라는 걸 솔직히 대놓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어디가 더 가치있는 지 아닌 지를 알기가 힘들다. 난 번역의 중요성을 열린책들에서 펴낸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처음으로 깨달았다. 감사합니다. センセイ! 이 뭔 개소리인지... 하지만, 뭐 나한테 직접적인 피해준 건 없다. 주관적으로 싸게 잘 읽긴했음. 기차에서도 버스에서도 화장실에서도 말이야. 그리고 법이라는 게 원래 그렇다. 자본주의에 법치국가를 살아가는 전형적인 장사꾼일 뿐이다. 그러지 아니한 기업이 있던가? 아이러니하지만 이런말을 하고싶긴 했다. 관련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개 소비자로서 이런 일도 있구나. 앞으로는 안 사야지 정도? 크게 내 뒷통수가 저려오는 일은 아니다.

만, 사실 이 영문판이라던가 (또 깨알같이 일본문학은 일본어 원서를 껴주었음, 그럴거면 그리스인 조르바도 그리스어로 된거 껴주지?)원서라든가. 어쨌든 사기 전엔 와 같이 읽으면 애매한 것 이해도 더 잘 할 수 있고, 원문의 느낌도 느끼고, 영어 공부도 하고 등등의 순기능을 1g정도 생각하게 되는데, 사놓고 보면 난 도저히가 이 영문판이라는 것에 흥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싼건 싼건데, 물리적으로 두권의 책 중 한권은 안읽는다는 것. 짐이라는 것. 공간을 차지한다는 것. 미니멀리즘에 반한다는 것. 최근의 내 생활 방식에 해를 끼친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그러니까, 이제 안 사! 

[열린책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번역관련]

[컴플레인 e.g.]

그래서 지금 들고있는 이 오페라의 유령 by 더클래식 을 읽어야할 지 말아야할 지 고민에다 최근에 읽은 Zorba the Greek 은 어느 출판사 번역이 잘 되어있는 지... 아니면 블로그 자주 들어오는 책나눔 요정은 어디에 있는 지...압구정에 대천사 니가사리엘이 살고 있다던데...?

쨌든 하고싶은 말은.

  1. 포켓북 좋아요.
  2. 더클래식 포켓북 싸요.
  3. 더클래식 이제 불매해요.
  4. 좋은 포켓북 추천좀?
  5. 아니면 e-book reader 싸게 넘기실 Nigasa님?
  6. 번역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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