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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이템

HHKB 해피해킹 키보드

돌길이 2021. 1. 4. 15:05

컴퓨터 해킹에서부터 이제는 어떤 기성 제품을 커스텀하고 튜닝하는 등의 행위도 가끔은 해킹이라고도 한다. 제조사에서 권장하지 않는 또는 막아둔 것을 풀어서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재구성하는 일이라고 하면 정의가 어느정도 되려나.

해킹은 기본적으로 해피하다. 인간은 하지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어지는 동물... 그래서 재미가 있다.

리처드 스톨먼이라는 자유소프트웨어 운동가. 의 인사말이라고 한다.

happy hacking!

 

일본에서 싸게 구입했다고는 해도 키보드가 20~30만원이다.

키보드는 컴퓨터사면 주는 건데.... 그냥 인터넷에 쳐도 2만원이면 사는건데 뭐지?

라는게 처음 들었던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접점 이라는 스위치 개념과 미니키보드 개념, 그리고 배열.

 

저 선만 없으면 더 깔끔할텐데!

 

1. 정전용량 무접점

말이 어렵다. 버튼, 스위치, 키보드 등은 무언가를 입력하기 위해서 존재하고, 그럴려면 물리적인 마찰 접촉 등에 의해 신호를 보내는 것일 텐데 무접점이라니, 무슨 말일까.

그냥 쉽게 쓰자면 스위치에 축전기의 양의 변화를 감지해서 양의 변화에 따라 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얻어지는 것은 접촉의 삭제. 접촉으로부터 일어나는 시청촉각적 발생이벤트를 없앨 수 있다. 물론 1->0으로 완전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접촉이 없으니 수명이 연장되고, 소리가 다소 작아진다.

누군가는 도각도각, 초콜릿을 부러뜨리는 느낌이라고도 하더라.

사실 이런 키보드를 알아본 근본적인 이유는 사무실에서 사용하기 위한 무소음 마우스와 키보드를 알아보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니 이게 제일 우선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Fn 키에 싸구려 포인트를 줘봤는데, 싸구려는 싸구려다. 손떼가 금방 탔다.

2. 미니배열

미니배열. 먼저 목을 한줄 길게 딴다. 그리고 숫자 패드도 댕겅 썰어내고 또 방향키와 일부 수정기능 키들도 댕겅댕겅 해준다. 그리고도 몇개 키를 또 줄여준다. 그러면 저런 생김새가 된다.

좋은점? 양손목을 고정시키고도 모든 키에 손가락이 닿는다. 오히려 손가락이 남는다.

또 키보드에서 마우스까지 오른손을 뻗는 거리가 짧다.

그리고 아주 보기에 좋다.

손목을 고정시키고 모든키에 손가락이 닿는게 왜 좋을까? 오타율이 낮아진다. 키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준이 되는 손목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으니 원래 키보드를 보지 않고 타건하기야 한다만, 정말 눈을 감고도 잘 찾아서 쳐낼 수 있다.

손목의 이동이 잦았을 때에는 내손이 지금 JKL;에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다.

그러니 피로도도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느낌일 뿐이지 야근을 하면 어차피 피곤하다.

키보드와 마우스와의 거리도 가까워져 빠르게 키보드 마우스 전환을 할 수 있다.

효율적이다.

 

백무각

3. 해피배열

그 중에도 해피해킹은 몇가지 특이한 키 레이아웃을 가지는데 좌측 컨트롤키가 없다.

ctrl C ctrl V 는 인류 문명의 최고의 발명중의 하나인데 그게 지금 왜 안 보이지?

는 ctrl키는 캡스락 위치에 있고 caps lock 키는 Fn키 + Tab키 조합으로 입력이 가능하다.

이런 커스텀적인 키배열을 애초에 상상도 못했었는데, 지금은 컨트롤 키의 위치가 아래에 박혀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너무 불편했던 것....

사용빈도에 비해 대우가 박했다고 해야하나, 거긴 ctrl처럼 귀한 키가 있을 곳이 아니다. 반면 캡스락 키는 한글을 쓸 때는 쓰이지도 않는 앤데 거의 엔터 키 급 대우를 받고 있다. 그래서 캡스락 위치에 ctrl을 위치시키고 캡스락 키는 뒤로 잠시 넣어둔 것.

 

저렇게 손가락을 굽혀보면 지금까지 혹사당한 좌소지(左小指)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방향키는? 방향키 중요하지... Fn키와 조합으로 사용한다. 이것도 너무 편하다. 역시 손목이동은 거의 없고 살짝 꺾는 느낌이다. 이 꺾는 것도 자주하면 피로하긴한데 이것까지 해결하려면 어고배열을 파야한다... 그건 한 2년 후에 고민해보기로...

비슷한 배열로 레오폴드 660 배열이나, 드랍 알트와 같은 65배열들을 보면 방향키가 딱 붙어있는데, 손목이동없이 누르기 힘든 위치에 있다. 왼쪽 아래에 박혀있는 컨트롤이랑 비슷하다. 손이 가기 힘들고, 잘 가지도 않는다.

 

ctrl <-> capslock 위치 변경과 더불어 대표적으로 장점이라고 할 만한 것이 바로 백스페이스의 남진이다.

손목을 고정하고 손을 펼쳐보면 새끼손가락이 우측 맨끝까지 닿는 사람이 별로 없을것이다. 손이 큰 나도 딱 한칸 모자란다. 그럼 새끼손가락이 쉽게 눌러지는 곳에 위치한 것이 바로 \| 키다. 거기다 bspace/del 키를 때려박았다.

이 손가락 한마디의 변화가 정말 크다.

 

새끼 손가락이 닿지 않는다. -> 약지는 닿는다. ->fn키를 누르고 눌러주면 백스페이스, 그냥 누르면 del

그리고 조금 커졌다. 백스페이스는 fn키와 조합해서 눌러야하고 del키는 그냥 누르면 del키다.

나는 del키를 더 자주 사용해서 del키를 기본으로 두었다. 백스페이스 사용빈도가 높다면 그렇게 설정도 가능하다.(이 편이 기본이다...)

정리하면 자주 사용하는 키들을 조금 더 편하게 누를 수 있게 조금 위치를 변경해서 더 큰 효율을 이끌어내었다.

맞서싸워야하는 것은 지난 날의 습관말고는 없다. (주변인의 시선과 사용에도 조금 맞서줘야하긴하다...)

 

다른 기계식 키보드와는 다른 스위치이기에 키캡 변경이 쉽지 않다. 이쁜 것도 별로 없다.

그냥 흑무각 백무각 정도?만 바꿔 끼워가며 갖고 노는 중이다.

노바터치 슬라이더 라는 걸 구하면 다른 기계식 키보드에 끼워지는 키캡과도 호환이 가능하지만 비싸고, 노뿌스위치는 단점이 있다. 뭐 여러곳에서 이걸 해결하려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는하다.

deskeys에서 호환슬라이더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어서 나와주었으면 ...

 

순정으로 2년정도 사용하고 얼마전에 처음으로 기름칠을 좀 해줬는데, 더 조용하고 싫었던 키캡 흔들리는, 스위치 흔들리는 소리 같은게 없어졌다. 철심이 촬촬거리던 소리도 잡아주었고, 엔터키 스페이스바 키도 먹먹하게 마음에 들게 변했다.

pc는 바뀌어도 키보드 입력 인터페이스는 바뀌지 않는다. 앞으로 몇년이나 잘 작동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고쳐쓸 마음이 다분한 물건이다. 사고서 이렇게 만족하는 물건만 가득하다면 뭐든 사겠다만, 거의 인생에서 손에 꼽는 몇가지 구매 성공 중 하나. 그중에서도 첫번째인 해피해킹 키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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