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리뷰/영화

이다

돌길이 2016. 12. 19. 01:33




IDA

Director, Writer : Pawel Pawlikowski

Stars :  Agatha Trzebuchowska, Agata Kulesza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꼽으라면 노팅힐을 꼽으면서도 시상식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아이러니한 나이지만, 이다는 좀 허무했다. 아무래도 어떻게 보면 시대물인데, 그 시대와 역사를 모르는 나이기에 못 느끼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해야겠다. 솔직히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느낄 사람이 누가 있겠나. 라고 감히 생각해본다.

흑백에 수녀원에 수녀인 여주인공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영화는 흡사 10년 전에 봤던 비리디아나를 상기시켰다. 솔직히 비리디아나 리메이크인줄...  이다라는 영화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단지 이동진이 꼽는 좋은 영화라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비리디아나처럼 많은 것들을 꼬집고 빗대어서 관심받는 영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다의 재판장에서의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인생의 중요한 시점에서 찾아온 비일상적인 사건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여정이 시작된다. 주로 이런 이야기들은 여정에 따른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변화가 이야기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본다. 흑백을 선택하고 요즘 흔치않은 화면비는 같은 이야기지만 다르게 전달하고자하는 감독의 뜻이라고 짐작해본다. 

영화는 특이한 점이 많다. 상술한 부분을 제외하고라도 이게 당췌 사람을 찍은 건지 공간을 찍은 건지 싶은 장면들로 영화가 도배가 된다. 여기서 흔히 말하는 여백, 공간감으로 말미암아 의미에, 비시각적인것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정적인 영화가 2016년에 호평을 받는다는 건 위에서 얘기했던 그 변화에 집중할 수 있게 제작한 그 도전, 그 risk taking의 완벽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버드맨이 호평을 받은 것과는 정반대의 케이스. 물론 버드맨이 그것만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영화라는 건 절대 아니다.

재미가 있냐 없냐를 떠나서, 영화는 보는 내내 적응이 안 된다. 내가 가졌던 그 끊임없는 의문과 호기심이 이 영화를 영리하게 만들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본 후에야 그 불편함과 부적응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은데, 사실 영화가 3/4 정도는 지나야 조금씩 적응이 되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것은 3/4 즈음에 와서야 익숙한 화면 내에서의 인물배치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방식 그리고 그 변화의 클리셰가 익숙한 것으로 돌아오고 인지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겠다.

또 한 가지 그 익숙치 않았던 것은 어떻게보면 불친절함인데, 뭐 제작자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영화를 받아들여야하는 입장이긴 하지만서도... 배경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없이 치고 들어간다. 지역이나 시간이나 뭐 그런거 말이다. 당췌 익숙치도 않은 언어를 쓰고 있고말이야... 초반에 너무 익숙하지 않아 집중을 못해서 내가 놓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 그런거 신경쓰지말고 보라고 하면 그대로 보고 까던 빨던하는게 맞긴 맞지만 이건 좀 심했지.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야만 하고싶은 얘기만 딱 하고 나오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겠거니 생각해본다. 감독은 분명 미니멀리스트일 것이다. 분명 그 사람 집에는 패턴없는 벽지가 채워져 있을 거다. 또는 그냥 민무늬 페인트라던가 말이다.

삶의 시작부터 선택이 강요되어진 삶. 자유와 선택이 이 영화가 핵심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인 것 같다고 느꼈다. 그 근원으로의 탐색에 더불어서 말이다. 여정과 변화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또 다시 새로운 곳으로... 누구와 함께이든 또는 혼자 자신의 길을 가는 큰 흐름은 새로울 것 없는 클리셰같다. 다만 그 방식과 각 설정들이, 그리고 이 영화에서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던 그 절제와 설명과 표현의 의도된 부족함이 이 영화를 이 영화로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엉클분미보다는 재미있는 거 같다.....













'리뷰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0) 2016.12.28
LA LA LAND  (0) 2016.12.14
Sing street  (0) 2016.08.19
Gone girl, 나를 찾아줘.  (0) 2016.08.16
갈증  (0) 2016.07.25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