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쓰메 소세키를 처음 접한 것은 우습지만, 쿠도 칸쿠로 감독의 나는 주부로소이다.라는 일본 아침드라마에서였다. 그리고 수차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어보려 수년간 서점에서 책을 볼때마다 마음이 동하는 것을 느꼈지만, 두권짜리 장편이기에 망설였던 감이 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이 도련님이라는 책인데, 내가 사읽은 저 책과는 다르게 내가 알았던 도련님이란 책의 표지는 나로 하여금 책을 펼쳐읽어보게 만들지 못하고 그저 망설이게 만들었다. 최근 지하철 이용이 잦아지고 페이스북에 싫증을 느껴감에 따라 지하철 독서를 실천하는 중인데, 또 이 지하철 독서에 가장 어울리는 책이 바로 포켓북이라 하겠다. 내가 포켓북을 처음 접한 때는 시간을 거슬러 군복무 시절로 돌아간다. 야간경계근무는 무리였지만, 주간경계근무를 버틸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몇몇 포켓북이다. 대표적으로 오만과 편견은 그야말로 최고의 상황과 때에 만난 포켓북의 대표라고 여기고 있다. 덕분에 몇몇 포켓북이 있는데 이 도련님이란 책은 그런 나의 포켓북 歷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서점에서도 항상 포켓북 코너는 빼먹지않고 둘러보는 습관이 있는데, 포켓북으로 출간되는 서적들은 구할이 클래식, 고전,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손에 들인 이 책에서 내가 느낀 것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과연 이라는 찬사가 대표적인 느낌이 아니었을까.. 역자후기나, 많은 서평처럼 현실웃음을 팡팡 터트리는 코믹북은 아니지만 풉풉거리게는 만들어준다. 그리고 너무나 상쾌한 책이다. 고종말기인 1906년에 나온 이 책에서 향수를 느끼기가 힘들다. 물론 일본인이니 한국인이니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묵은 소설같은 느낌이 나질 않는다. 이유는 그런 시대묘사가 적은것 같기 때문일수도 있고, 그저 내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옛일본에 대한 것을 그저 받아들이는 입장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예나 지금이나 통해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런 비교는 괘씸하지만 책을 읽으며 줄곧 이어지는 몇가지 코드에서 나는 오쿠다 히데오를 느꼈다. 특히나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주인공의 성격 묘사에서 내가 많이 접했던 일본 소설의 주인공을 접한 느낌이 났는데, 오쿠다 히데오도 이런 작품의 영향을 받은 뒷세대 작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새로 나온 신간이라해도 손색이 없는 신선한 글은 한 세기를 넘어서도 역동적으로 살아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쉽고 명쾌한 글들로 유쾌하고 상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좋다.